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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말 어원

싼게 비지떡

“싼게 비지떡” 이라는 표현을 들어보셨나요?

싼데엔 다 이유가 있다, 라는 뜻 정도로 쓰이는데요.

비지떡은 두부를 만들 때 콩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비지로 만든 떡이에요.

그러니까 그렇게 귀한 음식은 아니겠죠. 남은 음식으로 만든거니까.

그래서 ‘싼게 비지떡’이라는 표현이 나온걸까요?

사실 ‘싼게 비지떡’에서 ‘싼게’ 는 무언가가 싸다 라는 뜻이 아니에요.

조선시대에 한 주막집이 있었데요.

이 주막은 주로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는

선비들이 편히 하룻밤을 묵어가는 쉼터로 많이 이용됐다고 합니다.

주막에서 편히 하룻밤을 묵은 선비들은 이튿날 아침에 다시 갈 길을 서두르게 되었지요.

그런데 선비가 떠날 때마다 주막집 주모는 어김없이 서둘러 부엌으로 들어가서

창호지에 싼 물건을 들고 나와서는,

“보잘것 없는 음식이긴 하지만, 가는 길에 배고프면 드세요.” 하고 주었답니다.

그러면 선비가,

“주모, 그런데 이 종이에 싼 것은 도대체 뭐요?” 하고 물어보면,

“비지떡이에요.” 하고 답했답니다.

“허허, ‘싼 게 비지떡’이라, 내 이 고마움을 절대로 잊지 않겠소.”

라고 말한게 어원 중 하나라고 전해져 내려와요.

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해서 하룻밤 묵은 방값도 제대로 내지 못했는데

비지떡까지 챙겨주는 주모가 너무 고마웠던 것이지요.

그러니까 ‘싼 게 비지떡’이라는 말은 사실 ‘싸게 산 물건은 품질이 별로 좋지 않다’ 라는 말 뜻이 아니라

‘정’이 듬뿍 들어간 말이었던 것이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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